공군부대 치킨 논란... 누구의 잘못인가?

사회

공군부대 치킨 논란... 누구의 잘못인가?

김정연 기자 승인 2021.01.12 16:43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에서 치킨 125만원어치를 배달 주문해 먹은 뒤 전액 환불하고 별점 테러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2일 공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경기 고양의 한 공군 부대에서 인근 치킨 업체(B 프랜차이즈)에 치킨 125만원어치를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배달을 받아보니 닭고기의 상태가 도무지 먹을 수 있는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공군 측 설명이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업주가 급하게 주문을 받아 본사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환불 등 절차도 원만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부대 인근 치킨 업체가 부당하게 배달비를 요구했다는 한 공군 부대 병사의 배달 앱 후기 / 인터넷 캡처

그런데 지난해 말 해당 부대 병사가 배달 앱을 통해 같은 업소에서 치킨을 주문하면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업체 측이 추가 배달료 1000원을 요구했다고 병사가 배달 앱 후기를 통해 밝힌 것이다. 리뷰 작성자는 배달앱을 통해 해당 치킨집에 치킨을 주문했는데 업체 측이 추가 배달료 1000원을 요구했다고 리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부대가 오기 힘든 곳이라면 (추가 배달비를) 지불해야겠지만 도심 근처에 있어서 주변 가게 중 군부대라고 추가비용 받는 곳은 없다”며 “군부대라고 돈 더 받고 싶으면 미리 알려 달라. 1000원 때문에 잠재고객 다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번에 단체주문했을 때도 닭가슴살만 몇십 인분 줘서 결국 부대에서 항의하고 환불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군부대라고 호구 잡는다. 절대 비추천”이라고 했다.

그러나 업주도 가만 있지 않았다. 업주는 후기 답글에서 “몇 달 전 주문해주신 순살치킨은 (업소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60마리인 많은 양을 구분하지 못해 미흡했던 점은 인정한다. 잘못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며 “대신 100g 이상, 1마리 치킨, 12만원 상당의 치즈볼, 1.25리터 콜라 36개를 서비스로 드렸다”고 했다.


배달 앱에서 해당 부대가 치킨으로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는 업주의 글 / 인터넷 캡처

이어 “나라 일하시는 분들 힘내시라고 더 많이 드리려 노력하고 4시간 반 동안 정성껏 조리했는데, 너무 비참하고 속상하다”며 “제가 호구 잡았다는데, 125만원어치 닭을 드시고 10원 한 장 못 받은 제가 호구냐 (아니면) 배달료 1000원 더 낸 공군부대가 호구냐. 앞으로 공군부대 주문은 일절 받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퍽퍽해서 못 먹는다는 치킨은 단 한 마리도 수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치킨 60마리를 전액 환불해드렸다”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리뷰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군부대가 치킨 업주를 상대로 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해당 부대에서 복무한다는 병사가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배달 건에 대해 “닭가슴살이 많고 퍽퍽해서가 아니라 닭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잡내가 나고 설사와 복통에 시달려 본사를 통해 환불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공군 부대와 치킨 업주 간의 갈등은 ‘공군 치킨 갑질’로 알려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부대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본사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결과 본사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의 조리방법이나 업주의 대처 방법 등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12일 공군은 공식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부대는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해 사실관계 확인 중에 있다”라며 “이후 해당부대를 통해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조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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