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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혼 건수가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전체 이혼은 소폭 줄었으나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7% 줄었다. 감소폭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보다 더 큰 것으로 1971년(-18.9%) 이래 최대치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가운데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며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가치관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조사 대상의 51.2%에 그쳤다. 이는 2010년(64.7%)보다 1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한해 이혼한 부부는 코로나19가 없던 전년에 비해 3.9% 감소한 10만6500쌍이었다. 협의이혼(8만4000건)과 재판이혼(2만3000건)도 각각 4.3%, 2.3%씩 감소했다. 통계청은 2012년부터 9년 연속 혼인자체가 줄어든 것과 법원 휴정 등으로 이혼 절차가 지연된 것이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최진호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혼으로 삶의 위기를 더 극대화하기보다 코로나라는 더 큰 위기부터 먼저 대응하려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황혼이혼은 늘었다.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 이혼(1만6600건)은 1년 전보다 10.8%나 급증했다. 전체 이혼 중 결혼한 지 2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이 3만9700건으로 가장 큰 비중(37.2%)을 차지했고 결혼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은 2만1100건(19.8%)으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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