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배우 윤여정이 콧대 높은 영국인들마저 휘어잡았다.
윤여정은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기준, 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에서 영화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기생충'이 같은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배우로서는 한국 및 아시아 최초 수상이다.
이날 윤여정은 수상 직후 "안녕하세요 영국, 나는 한국 배우 윤여정이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다, 아니 이제 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에든버러 공작(필립공)의 별세에 애도의 마음을 보낸다"라며 조의를 표했다.
이어진 윤여정의 소감은 시상식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윤여정은 "이번 시상식에는 특별히 고맙다, 고상한(체 하는, Snobbish) 영국 사람들이 나를 좋은 배우로 알아봐줬기 때문"이라며 "매우 행복하다, 내게 투표를 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특유의 익살스럽고 솔직한 성격이 소감에서도 드러났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 당시 진행자인 더멋 오리어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객석에선 폭소가 터졌다. 앞서 윤여정은 최근 열린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 시상식에서도 진솔하면서도 인상적인 소감으로 한 미국 매체가 선정한 최고의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곧장 윤여정과 인터뷰하며 화제가 된 수상 소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윤여정은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긍정하며 "나는 영국에 여러번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펠로우십을 했다. 어딘가 모두 콧대가 높은 것 같다고 느꼈다. 그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당신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자부심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나는 그들이 콧대가 매우 높다고 느꼈다. 이게 나의 솔직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인터뷰에서마저 윤여정다운 솔직한 매력이 활자를 넘어 전해졌다.
한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BAFTA)가 주관하는 영국의 영화 관련 최대 시상식이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하고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영화 '미나리'가 감독상과 남우조연상(앨런 김), 여우조연상(윤여정),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까지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는 윤여정만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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