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예정된 정부 "구조고도화 사업" 활용할 듯
산단공 사천지사 "구체적인 계획 듣고 판단할 것"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옛 SPP조선소 터가 제조업 공장이 아닌 컨벤션센터나 쇼핑센터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 찾기 작업이 내년 초까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SPP채권단으로부터 터를 사들인 유일디앤티(D&T)와 두림주식회사 컨소시엄은 지난 1년 동안 조선소 내 기계와 공장 설비 해체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배를 건조하던 대형 "독"도 다 메운 상태다. 지금은 건물 2동과 600톤급 대형 크레인 2기만 남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유일-두림 컨소시엄은 건물과 구조물 해체 전문업체여서 철거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27만㎡에 이르는 넓은 땅에서 새로운 제조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문을 품는 이가 많았다.
실제로 철거작업이 끝난 지 수개월이 흐르고 있지만 특별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다. SPP조선소가 있던 사천제2일반산업단지의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사천지사에도 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땅을 다시 팔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하지만 취재 결과, 유일-두림 컨소시엄은 사업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나아가 일반 제조업보다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이용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도 내비쳤다.
유일-두림 컨소시엄의 지주회사에 해당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 6일 뉴스사천과 전화 통화에서 "기존 건물을 컨벤션이나 기숙사, 산학 합동 연구시설 등 청년 친화적인 용도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심지어 쇼핑센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안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있다"면서도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어서 사천시와 산단공에 문의만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계획을 밝히고 기관에 협조를 적극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천시와 산단공 측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두 달 전쯤에도 관련 문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더란 얘기다. 산단공 고형석 사천지사장은 "공단에서도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일단 업체 쪽 이야기부터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께 정부합동공모사업인 "구조고도화 사업"을 진행한다. 구조고도화란 첨단업무와 주거 편의, 문화복지, 산업구조 고도화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산업단지 혁신사업이다. 유일-두림 컨소시엄은 정부에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을 신청해 옛 SPP조선소의 활용 방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