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국립국악원]
출연진만 109명(무용단 51명, 정악단 58명). 성대하고 화려한 궁중잔치가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 위로를 전한다.
무대를 꽉 채운 LED 벽면으로 폭포수가 떨어진 뒤, 커다란 연못을 이루자 태자와 고종의 행렬은 배에 오른다. 원형의 무대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연결했다. 무대는 ‘새로운 세상’을 향하는 뱃머리이기도 하고, 그것 자체로 ‘무릉도원’을 상징하기도 한다. 조선의 건국을 송축하기 위해 지은 ‘정동방곡’이 울리고, 고종은 이 세계를 넘어 다른 세계로 나아간다. 119년이 지나 다시 열린 ‘야진연’(夜進宴)은 대한제국 시절의 축제를 재해석해 관객과 만난다.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기념 공연 ‘야진연’(4월 9~14일·국립국악원 예악당)을 연출한 조수현 감독은 “‘야진연’을 오늘날에 어떤 의미로 전달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1902년 4월,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이 51세를 맞아 기로소(耆老所, 조선시대 원로들의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구)에 입소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궁중잔치 진연(進宴·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궁에서 베푸는 잔치)이 열렸다. 그 중 황태자가 황제에게 올린 ‘야진연’은 밤에 열린 잔치였다.
조 감독은 “고종과 태자의 관계를 드라마로 풀어냈다”며 고종과 태자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궁금증을 가지며 ‘야진연’을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에서 한바탕 놀고 나면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의미를 살리고자 했다"며 "코로나로 힘든 일상에서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일을 살자는 의미를 공연에 담았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궁중예술의 문턱을 낮춘 ‘야진연’은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때에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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