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조선 왕실에서 풍요와 영화로움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궁궐이나 생활용품을 꾸밀 때 용과 봉황, 거북이와 함께 '모란꽃'을 즐겨 사용했다.
모란은 단지 살아서의 부귀영화를 기원하기 위해 사용된 것은 아니다. 왕실 인물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무늬로도 썼다. 왕실 흉례(장례) 때 고인의 시신과 혼이 자리하는 곳엔 어김없이 모란도 병풍을 둘러 고인을 지키고, 죽음 후 조상신이 된 국왕과 왕비가 나라에 영원한 안녕과 번영을 가져와 줄 것을 기원했다.
봄에 짧게 개화하는 모란은 꽃송이가 무척 탐스럽고 색이 예쁘다. 신라 진평왕(재위 579∼632) 무렵 한반도에 전래했는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사람들은 정원에 심어두고 여럿이 모란꽃을 감상했다고 전한다.
통일신라시대 문인 설총이 지었다는 '화왕계'(花王戒)에서 '꽃의 왕'으로 언급된 꽃도 모란이라고 한다. 모란은 글의 소재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과 생활용품의 장식 요소로도 활용됐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모란꽃 무늬가 여기저기에 나타났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처럼 조선왕실 문화에 깊숙이 스며든 모란꽃을 소개하는 특별전 '안녕, 모란'을 7일 개막한다. 커다란 모란도 병풍을 비롯해 모란을 디자인 요소로 삼은 그릇, 가구, 의복 등 다양한 유물 120여 점이 나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포집한 모란향으로 제작한 꽃향기가 전시공간에 퍼지도록 하고, 빗소리와 새 소리 등 정원에서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해 한결 생생한 감상의 공간이 되도록 꾸몄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6일 간담회에서 "고궁박물관에는 모란꽃 장식이 있는 유물이 많다"며 "화려함, 부귀, 안녕, 번영의 상징물인 모란이 들어간 유물 하나하나의 가치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재은 학예연구사는 "조선왕실에서 사용된 식물무늬 가운데 모란은 압도적 중요성을 가진다"며 "모란이라는 꽃을 매개로 왕실문화에 한 걸음 다가가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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